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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뒤틀린 황천의 취준생

2020년 취업 준비 회고 1탄 [포항공대 인턴]

조슈아박 2021. 2. 15. 23:26

들어가며

2020년에 데이터 분석가로 취업을 준비하며 경험 했던 일들을 적어 본다. 단순히 공부, 스펙 얘기 뿐만 아니라 그 때 느꼈던 감정들까지 적어 기록해본다. 두서 없이 적는 거라... 아무튼 두서 없을 것 같다...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 인턴 (2020.1. - 2020.3)

 

1. 인턴 선발 과정

 

 

 

 

 

포스코 청년 AI Big Data 아카데미 8기를 고생 끝에 수료하고 운 좋게 연구소 인턴으로 근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어떤 기준으로 선발된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카데미 때 부터 서포트 해주신 직원 분의 말로는 시험 성적과 성실성 그리고 교육 참여도 등을 기준으로 인턴을 선발했다고한다. 근데 나는 팀 프로젝트에 올인할려고 시험 공부는 거의 안했는데...? 다른 동기들 중에서는 정말 시험공부도 열심히하고 프로젝트도 열정적으로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본인들도 아쉬워하기도 했고 나도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다른 수료생들은 본격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 때 그나마 안정된 환경에서 인턴 스펙을 쌓을 수 있었다.

 


2. 근무 환경

 

2-1) 인턴 생활

아카데미 교육에서 A, B 두 반이 있었는데 같이 동거동락했던 같은 반 친구들은 2명 밖에 없었다. 그래도 가장 가까웠던 같은 팀 친구와 반장 형이 함께여서 외롭지는 않았다. 또 몇번 회식자리를 갖기도하고 함께 있는 시간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다른 인턴들과도 친해졌다. 교육 때 교육생들 챙겨주시던 교수님과
직원분들이 인턴들도 정말 잘 챙겨주셨고 오히려 교육생때와는 클래쓰가 다른 고급음식들을 자주 사주시곤했다. 소수 인원에다가 그 동안 오래 봤던 정이 있어서 더 챙겨주신듯하다.

진짜 죽어라 했던 아카데미 교육과는 달리 인턴 생활은 굉장히 프리했다. 인턴들을 관리해주는 분이 있었지만 자유방임주의여서 정말 편했다. 덕분에 프로젝트와 함께 취업 준비나 다른 공부들을 병행할 수 있었고 시간관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조금 놀기도 했다. 인턴 친구들끼리 피시방에도 가고 같이 포항 맛집들을 탐방하기도 했다. 특히 주말에는 진짜 할거 없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서 이것저것 먹기도 했다.

 

 

교육 해주셨던 교수님 중 한 분이 적극 추천해주셨던 뚝배기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터미널 쪽이었던거 같은데 아무튼 맛있음.
진짜 자주 먹었던 파스타집 형제21번지. 수료식 때도 먹고 인턴 처음 시작할 때랑 끝나고 집갈 때도 먹고 갔다. 가성비 끝판왕.
진짜 질리도록 먹었던 지곡회관 학식. 하지만 3천원에 뷔페식이기 때문에 역시나 가성비 끝판왕.

 

캠퍼스 내에 식사를 할 곳이 많지 않다보니, 보통은 지곡회관에서 학식을 먹었다. 나름 반찬도 괜찮았고, 가격 대비 양이나 질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턴 생활하면서 자주 이용했던 곳이다.

 

 

2-2) 숙소

 

 

처음에 친구와 같이 썻던 2인실

 

 

아카데미에서 3개월 동안 교육 받을 때는 포스코 인재창조원에 있는 숙소를 이용했었다. 오래된 기숙사였고 교육장이었던 연구4동이었나? 기억이 잘 안나지만 교육장 건물이랑 꽤 멀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코로나 이후에 혼자 썼던 1인실

 

 

반면에 인턴 때는 포항공대 안에 있는 국제관을 이용했다. 국제관과 원래 방문객들을 위한 호텔이기 때문에 건물 자체도 호텔처럼 객실 뿐만 아니라 식당과 뷔페까지 있었다. 인재창조원 처럼 복도에서 동기들과 컵라면 까먹고 치킨 시켜먹으며 놀 수는 없었지만 시설이 깔끔해서 좋았다. 화장실이 굉장히 깔끔했고 호텔 직원분들이 아침마다 청소와 생수를 세팅해 주셨다.

20년 1월 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 발생하기 시작했고, 2월 부터는 경북 지역에 폭발적으로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그 덕분에 2인 1실을 쓰던 시스템에서 개인실을 쓸 수 있었다. 인턴 근무는 9시부터 6시까지였지만 늦게 까지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공부하고 숙소에 오면 그렇게 아늑하고 편안할 수가 없었다.

 

 

 

국제관에서 본 비오는 날 포항공대 캠퍼스

 

 

좋은 원룸에서 자취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때 포항에 비가 자주 오곤했는데, 비가 올 때마다 비 소리와 함께 아무도 없는 포항공대 캠퍼스를 보고 있으면 정말 마음이 편해지고 고요해졌다. 1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때 기억이 자주 떠오르며 포항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 마음의 고향...

 

 

2-3) 근무 환경

 

(구) 인턴실

 

 

인턴 근무를 하던 곳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연구4동 이었다. 아카데미 교육을 받을 때도 여기서 했었고, 프로젝트 실습에 필요한 공간 때문에 4층에 있는 빈 강의장을 몇번 이용한 적이 있었다. 원래 전 기수 인턴들은 이곳 말고 조금 이따가 나올 엄청 좋은 강의실에서 근무했지만 당시에 정보통신연구소(현재는 인공지능연구원)으로 연수 받으러 오는 현업 직원 교육 때문에 연구4동 강의실을 이용했다.

 

 

 

연구4동 옥상에서 바라본 포항. 서울만 살다가 포항에 오니 정말 하늘 맑고 날씨가 좋았다.

 

 

처음에 오지마자 대청소 부터하고 맘에 들지 않았지만, 계속 지내다 보니 편하고 넓은 강의실을 맘대로 쓸 수 있었다. 듀얼 모니터나 모델 학습에 필요한 추가 워크스테이션을 허락 맡고 사용하기도 했다.

 

 

 

 

 

교육 과정 때부터 Ubuntu를 자주 쓰다보니 윈도우 보다 우분투가 더 편해졌다. CUDA 설치나 딥러닝 관련 깃허브 코드를 받아 환경 설정하면서 몇번 삽질을 경험하다 보니 터미널 쓰는 것도 익숙해지고 포맷도 쉽게 했다. 추가로 가장 좋은 건 먼가 있어보이는...

 

 

 

두번째로 사용했던 인턴실. 이전 기수들은 여기서 생활했다.

 

인턴 생활이 한달도 안남았을 때 쯤 코로나 때문에 외부 연수 교육이 취소되면서 원래 기존 인턴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워크스테이션도 기본적으로 듀얼 모니터고 책상과 의자 또한 깔끔하고 너무 좋았다. 이 때 부터는 남아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역시 사람은 장비빨인듯 하다.


 

늦은 밤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인턴 근무 시간 외에는 자기 계발이나 취업 준비를 했다. 주로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관련 공부를 많이 했다. 부수적으로 코딩 테스트 준비, 어학 시험 준비를 병행했었다. 포항공대에서 교육이나 인턴 생활하면서 느낀 건, '정말 포항공대가 괜히 명문이 아니구나'였다. 보통 11-12시 늦을 때는 새벽에 숙소에 갈 때도 있었지만, 불꺼진 학생 식당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학생 회관에서도 밤 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또 포항공대에서는 식당, 학생회관 등등 도서관이 아닌 시설에서도 학생들이 쉽게 공부할 수 있게 어디서나 책상과 의자가 있었다. 훌륭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니 더 자극을 받을 수 있고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환경이다.

 


3. 인턴 프로젝트

 

사실 인턴이라고 해서 직접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데이터 전처리나 잡무?? 같은 걸 할 줄 알았는데, 인턴 근무라기 보다는 프로젝트 실습에 가까웠다. 교육 때 이런저런 외압에 의해 하지못했던,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하는 식이었고 컴퓨터비전 교수님과 조교분들이 오셔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나 주제 선정 등에 대해 피드백 해주시는 정도였다.

8명에서 팀을 꾸리다보니 3~4개 팀이 나왔는데 나왔던 주제는 아래와 같았다.

 


- YOLO를 사용한 산업 현장 안전 장비 착용 디텍션
- 딥러닝 기반의 차량 번호판 인식과 텍스트 검출
- 비디오 캡셔닝 기반의 이상 상황 탐지 및 로그 전송 시스템
- 딥러닝 기반 라인 디텍팅 자율주행

주제는 교수님이나 연구원 조교님들이 가져온 주제들도 있었고 이전 기수가 진행하던 프로젝트 주제도 있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주제를 찾아서 해도 됐다. 다만 컴퓨터비전 교수님이 멘토였기 때문에 이미지 딥러닝을 주로 권장했고 이전 기수에서는 머신러닝 프로젝트나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한 팀도 있었다. 주제 선정에서는 큰 제한 사항은 없었다.

보통 2~3명 정도로 팀을 꾸리거나 팀이 아닌 혼자 프로젝트를 하는 친구도 있었다.

우리팀이 한 주제는 비디오 캡셔닝이었다. 음성이나 소리에 대한 텍스트 변환이 아닌 딥러닝을 통해 영상 상황을 인식하고 텍스트를 통해 묘사하는 이론이다.

아카데미 교육에서도 잠깐 이미지 캡셔닝을 언급하고 넘어가긴 했었지만, 영상에 대한 캡셔닝은 학습자료, 논문, 깃허브 코드 등 참고 자료들이 많지 않았다. 유명 학술회인 ECCV에 등재된 논문을 읽어보며 공부하는 것 부터 시작했다.

주된 이론은 3차원 컨볼루션 레이어를 사용한 CNN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지 딥러닝인 2차원 컨볼루션 레이어 기반의 CNN은 2차원 이미지를 학습한다. 이를 영상에 적용하게 되면 한 프레임에 대한 묘사는 할 수 있지만, 연속된 이미지의 상황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묘사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연속된 시간이라는 한 차원을 더 학습해서 전후 프레임을 인식하고 영상의 흐름을 텍스트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이다.


 

ECO: Efficient Convolutional Network for Online Video Understanding

 

 

사실 처음 해보는 것이기도 했고 어려운 내용이라 프로젝트 진행이 쉽지 않았다. YOLO 사용했던 팀이 가시적이 아웃풋을 만들어내니 내심 괜히 어려운 주제를 선택했나 싶기도 했다.

프로젝트는

1. 관련 논문 탐색
2. 살펴볼만한 비디오캡셔닝 코드 깃허브에서 찾아보기
3. 찾은 코드를 디벨롭해서 주제에 맞는 데이터로 학습하기
4. 최종 모델 생성
5. 모델을 통한 로그 생성과 이상탐지 시스템 구축

순으로 계획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구상했던 프로젝트를 완성하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큰 이슈로는 참고할만한 코드가 없었다. 비디오 캡셔닝 모델을 베이스 부터 짤 역량은 못되었고 2달여간의 짧은 프로젝트 기간이었기
때문에 레퍼런스 코드를 찾고 디벨롭하는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대중적인 기술이 아니다 보니 레퍼런스가 상당히 부족했고 깃허브에 있는 레포지토리들도 미완성이거나 오류에 대한 솔루션을 찾기 힘들거나 오래전 코드로 버전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환경 구축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고 하나의 깃허브에 있는 하나의 레포지토리 환경구축을 했다가 다른 코드를 써볼려면 쿠다 버전을 낮춰야된다던지 버전 충돌 같은 이슈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Docker를 공부했으나, 기본적인 사용법 정도 익히는 것에 그쳤고 실용적으로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다른 문제로는 영상 데이터의 크기였다. 이미지 데이터 셋의 경우에도 간단한 모델학습에 몇기가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영상 학습을 위한 데이터 셋은 몇백 기가를 넘어가는 경우가 흔했고 1테라에 가까운 학습 데이터도 있었다.

이 때문에 데이터 셋을 다운 받는 것 부터 시간이 많이 걸렸고 학습 시간도 상당히 길었다. 사용했던 워크스테이션의 그래픽카드는 RTX 2080이 두 개였고 파이토치 gpu 병렬 처리를 통해 학습했음에도 학습 시간이 오래걸렸다.

변명일 수도 있으나 이러한 이유로 프로젝트는 미완성으로 끝났다. 비교적 간단한 코드를 사용해 비디오 캡셔닝을 성공하였으나, 요리하는 상황 같은 일상적인 영상에 대해서만 그럴싸한 캡션이 생성됐다.

목표로 했던 이상 상황 탐지나 로그 전송 시스템 구축 까지는 시도 해보지 못하고 인턴기간이 종료됐다.

마지막으로 각 팀들이 모여 작은 발표회를 가지고 교수님의 피드백을 듣는 시간이 있었고 인턴은 마무리됐다.


4. 종합 후기


결론적으로 '인턴 경험이 취업 활동에 도움이 됐나?' 라는 질문에 답하자면, Yes이다.

지금 글쓰고 있는 시점에는 코로나 때문에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다. 인턴 경험을 했던 시기에도 지금 만큼은 아니었지만 인턴 자리를 구하기 힘들었고 포항공대 연구소 인턴이 자소서에 한 줄이라도 더 넣을 수 있는 스펙이 되었다.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 컴퓨터비전 인턴 연구원'은 네임밸류를 무시할 수 없는 스펙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왜냐면 내가 했던 프로젝트는 미완성으로 끝났기 때문... 취업 준비를 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거의 필수로 제출했기 때문에 포폴 정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미완성의 프로젝트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프로젝트를 완성했던 다른 팀들 취업준비에 도움이 됐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행 외에 개인 자기계발이라던지(필자는 한달 동안 근무 외 시간에 토익스피킹 시험을 준비해서 어학성적을 취득했다.), 코딩테스트 준비, 취업준비, 아카데미 교육 동안 부족했던 데이터 과학 공부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월급 받으며 2달 동안 취업 준비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만약 포스코 청년 AI BIG DATA 아카데미를 이수하고 있는 교육생이라면 인턴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이 하는 것에 따라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